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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177명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55%의 아기가 감각민감성을 보였고, 수면과의 연관성도 발견되었죠. 하지만 상관계수 r=.27은 약한 관계였고(7% 설명력), 무엇보다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한 시점의 스냅샷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Vasak 연구 이후
Vasak 연구 이후, 연구자들은 궁금했습니다.
“18개월의 감각민감한 아기가 4살이 되면 어떻게 될까?”
“이 패턴이 시간이 지나도 지속될까?”
“수면 문제와 감각민감성의 관계가 성장하면서 어떻게 변할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한 시점의 사진만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같은 아이들을 여러 해 동안 추적해야만 합니다.
2개의 종단 연구
2020년,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Katie Appleyard 연구팀이 160명의 아기를 생후 6개월부터 2.5세까지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 더 장기적인 추적 연구 결과가 MDPI Children 저널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생후 3-12개월부터 4세까지 아이들을 추적했습니다.
두 종단 연구들이 보여준 시간의 흐름을 함께 살펴봅시다.
연관성은 지속된다
Appleyard 연구(2020)에서 생후 6개월의 수면 패턴이 2.5세의 감각처리를 통계적으로 예측했습니다. 더 장기적인 2025년 연구에서는 18개월의 수면 문제가 4세의 감각처리 점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1. Appleyard 연구(2020) – 생후 6개월부터 2.5세까지
이 연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분석했어요.
2.5세 시점 동시 측정: 2.5세에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는 아기 → 2.5세에 시각(p=.036)과 촉각(p=.028) 민감성 높음
종단 분석 (6개월~2.5세 추적): 생후 6개월부터 2.5세까지 지속적으로 잠들기 어려운 아기 → 2.5세에 청각 민감성(p=.042) 높음
2. 2025년 연구 (Bellemare et al.) – 생후 3-12개월부터 4세까지
이 연구도 두 가지 방식으로 분석했어요.
4세 시점 동시 측정:
- 4세에 수면 문제가 많은 아이 → 4세에 시각, 촉각, 계획능력 문제 높음
종단 분석 (여러 시점 → 4세 추적):
- 3-12개월 수면 시간 짧음 → 4세 사회참여 낮음
- 18개월 수면 문제 많음 → 4세 시각, 촉각 민감성 높음
- 2세 수면 시간 짧음 → 4세 시각 민감성, 계획능력 낮음
두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잠들기 어려운 아기들에게서 시각 민감성(빛, 밝기에 예민함)과 촉각 민감성(촉감, 옷감, 스킨십에 예민함)이 수면과 가장 강하고 지속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Appleyard 2020 연구에서는 청각 민감성(소리에 예민함)이 추가로 나타났고, 2025년 연구에서는 감각 민감성뿐 아니라 계획능력과 사회참여 같은 고차원 기능까지 연관성이 확장되었어요.
두 연구 모두 6개월~18개월의 수면 패턴이 2.5세~4세의 감각처리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같은 아이를 추적했을 때 초기 패턴과 후기 패턴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죠.
예측 ≠ 인과
여기서 또 하나 매우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종단 연구가 보여준 것은 “예측(prediction)”이지 “인과(causation)”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키 성장에 빗대어 생각해볼까요?
상황: 키가 큰 6살 아이가 12살이 되었을 때도 키가 큽니다.
잘못된 해석: “6살 때 키가 커서 12살 때도 키가 컸다”
올바른 해석: “타고난 성장 패턴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유지되었다”
6살의 키가 12살의 키를 “만든” 게 아닙니다. 같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6살 때도, 12살 때도 계속 작용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아기의 타고난 감각 특성 → 18개월에도 수면 어려움 → 4세에도 감각민감성과 수면 어려움”, 이렇게 같은 특성이 시간을 따라 계속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종단 연구도 여전히 관찰 연구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무작위 통제 실험이 아닌 이상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의미 있는 발견
그렇다면 이 연구들이 의미 없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연구가 보여준 중요한 것들
1.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시간 지나면 다 나아져”라는 안일한 기대는 경계해야 합니다.
감각-수면 연관성은 적어도 4세까지는 어느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아기가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상당수에서 이 패턴이 유지된다는 것을 연구는 보여줬습니다.
2. 조기 패턴 관찰이 가치 있다
18개월의 패턴이 이후를 예측하는 의미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
- 부모의 관찰이 중요합니다
-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치 있습니다
- 조기에 패턴을 파악하면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
- “18개월에 고치지 않으면 늦는다” – 이건 아닙니다
- “4세까지 계속 힘들 것이다” – 이것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3. 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종단 연구는 “예측”을 보여줬지만, 그것이 “운명”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세요.
- 키 큰 6살 아이가 12살에도 클 가능성이 높지만, 영양이나 건강 문제로 성장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 반대로 후기 성장으로 키가 크게 클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 18개월에 감각민감성과 수면 문제를 보이는 아기
- 적절한 환경 조정과 발달
- 4세에는 많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예측력이 있다 ≠ 결정되었다
다음 이야기로
이제 우리는 두 개의 중요한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 Vasak 연구 (2015): 177명의 지금 이 순간 → 55%
- 종단 연구 (2020, 2025): 4년의 시간을 따라간 스냅샷들
→ 6개월~18개월의 수면 패턴이 2.5세~4세의 감각처리를 예측할 수 있음
두 연구를 함께 놓고 보면 더 큰 그림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모르는 것들도 명확해집니다.
다음 편 예고: “과학이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두 연구를 통합하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불확실성 속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3편 최종회에서 마무리됩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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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예민 아기와 수면 시리즈
📖 1편: 177명의 아기가 알려준 것
📖 2편: 그리고 4년이 흘렀습니다 (현재 글)
📖 3편: 과학이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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