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때마다 꼭 쪽쪽이를 물어야 하는 생후 80일 아기. 아기는 잠이 들락말락할 때 빠는 힘이 약해지다가 깊이 잠들면 이내 쪽쪽이를 뱉습니다. 엄마는 잠들 때면 꼭 쪽쪽이를 찾는 아기를 보며 쪽쪽이 의존을 미리 줄이기로 합니다. 곧 다가올 3~4개월 수면퇴행 때 쪽쪽이 셔틀이 심해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잠들기 직전에 살짝 쪽쪽이를 빼봅니다. 그때마다 아기는 눈을 번쩍 뜨고 칭얼대거나 한숨을 쉽니다.
아기는 자다가 쪽쪽이가 빠지면 칭얼대며 찾고, 부모는 그때마다 다시 물려 줍니다. 이 일을 쪽쪽이 셔틀이라고 부릅니다.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3~4개월이면 셔틀이 심해진다는 말이 오갑니다. 그래서 이 말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찾아봤지만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겠습니다. 쪽쪽이 셔틀은 실제로 아기가 쪽쪽이에 의존해서 생기는 일일까요? 또 미리 떼면 이 셔틀에 대비할 수 있는 걸까요?

쪽쪽이, 손가락, 빨기 없음으로 나눈 아기 104명
2016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Butler, Moore, Mindell 연구팀은 쪽쪽이와 손가락 빨기가 아기의 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생후 0~11개월 아기의 엄마 104명이 온라인으로 영아 수면 설문(BISQ)에 답했습니다. 연구팀은 아기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쪽쪽이만 쓰는 아기 26명, 손가락을 빠는 아기 46명, 둘 다 하지 않는 아기 32명입니다. 세 집단의 평균 월령은 비슷했습니다. 수치는 모두 엄마가 느낀 아기의 잠이라 실제 잠과 다를 수 있으니 숫자 하나하나보다 세 집단 사이의 차이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연구팀은 가설도 하나 세웠습니다. 6개월까지는 아기가 빠진 쪽쪽이를 스스로 찾지 못하고, 6개월이 넘으면 찾아서 물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7개월, 아기가 쪽쪽이를 찾아 무는 시기
가설은 맞았습니다. 7개월 이상 아기들은 빠진 쪽쪽이를 찾아 입에 다시 무는 비율이 6개월 이하 아기들보다 두 배가 되었습니다. 아기들이 잠결에 손으로 주변을 더듬어 쪽쪽이를 집고 입에 넣는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이 변화를 운동 발달의 결과로 봤습니다.
연구팀은 아기가 잠을 힘들어하느냐는 질문도 했습니다. 생후 0~6개월에는 쪽쪽이를 쓰는 아기 엄마의 70%가 아기가 잠을 힘들어한다고 답했습니다. 손가락을 빠는 아기(25.9%), 빨기를 하지 않는 아기(20.0%)의 엄마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7~11개월 쪽쪽이 아기 엄마는 18.8%로, 다른 두 집단과 비슷했습니다. 0~6개월 쪽쪽이 집단은 10명뿐이라 70%라는 숫자 자체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도 아기가 잠을 힘들어한다는 답은, 아기가 쪽쪽이를 스스로 잘 찾지 못하는 0~6개월에 몰려 있었습니다.
쪽쪽이 사용유무와 밤중깸은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세 집단의 밤잠을 비교했습니다. 쪽쪽이를 쓰는 아기는 밤에 평균 2.15번, 빨기를 하지 않는 아기는 1.87번 깼습니다.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습니다. 가장 오래 깨지 않고 잔 시간과 밤잠 총량도 거의 같았습니다.
쪽쪽이를 스스로 찾는 아기가 많은 7~11개월에도 두 집단은 깨는 횟수와 가장 오래 깨지 않고 잔 시간이 같았습니다.
부모가 하는 일도 같았습니다. 밤에 깬 아기에게 부모가 가서 다시 재우는 비율은 쪽쪽이 집단 88.5%, 손가락 집단 91.3%, 빨기 없는 집단 90.6%였습니다. 연구팀은 쪽쪽이를 사용한다고 해서 아기가 스스로 진정해 다시 잠드는 일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연구로 한정해서 해석하면, 쪽쪽이를 미리 떼는 것과 수면 이득의 상관관계는 없어 보입니다.
손가락을 빤 아기가 가장 오래 잤다
세 집단 가운데 수면이 달랐던 아기는 손가락을 빠는 아기였습니다. 손가락 집단은 밤중깸이 가장 적었고, 깨지 않고 자는 시간도 가장 길었습니다. 7~11개월에는 다른 두 집단보다 2시간 넘게 길었습니다. 밤잠 총량은 비슷했고, 낮잠은 반대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짧았습니다.
그렇다면 쪽쪽이 대신 손가락을 빨게 하면 어떨까요? 연구팀은 손가락을 빠는 아기의 부모라면 적어도 첫해에는 안심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손가락 빨기는 쪽쪽이보다 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끊기도 더 어렵습니다. 아기에게 손가락을 빨도록 가르치기도 쪽쪽이보다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쪽쪽이 떼기보다 셔틀 줄이기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부모용 안내에서 아기가 잠든 뒤 빠진 쪽쪽이는 다시 물려 주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아기가 잠든 뒤에도 쪽쪽이를 오래 물고 있어 빼고 싶다면 상담에서는 아래 단계를 사용합니다. 연구로 확인한 방법은 아니고, 아기 반응을 보며 한 단계씩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 0단계: 아기가 스스로 쪽쪽이를 뱉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 1단계: 아기가 깊이 잠들어 쪽쪽이를 약하게 물고 있을 때 뺍니다. 아기가 다시 찾으면 물려 줍니다.
- 2단계: 빠는 힘이 서서히 약해질 때 뺍니다. 아기가 다시 찾으면 물려 주되, 몇 번까지 반복할지 정해 둡니다.
- 3단계: 빠는 힘이 서서히 약해질 때 뺍니다. 아기가 다시 찾으면 턱을 살짝 밀어 올려 입을 닫아 줍니다.
빼는 연습은 밤잠에서만 합니다. 유지하기 어려운 낮잠은 이전처럼 물려주세요. 쪽쪽이를 뺄 때 아기가 눈을 뜨거나 칭얼거리고 한숨을 쉬는 것은 잠결의 행동입니다. 그 정도 반응을 보인다면, 아기에게 맞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쪽쪽이 셔틀이 끝나는 때
생후 80일 아기의 엄마는 3~4개월 수면퇴행을 앞두고 쪽쪽이 의존부터 줄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Butler 연구팀이 조사한 아기들은 쪽쪽이를 써도 밤에 더 깨지 않았습니다. 미리 쪽쪽이를 떼서 밤잠을 지킬 이유는 이 연구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부모가 셔틀로 가장 힘든 때는 아기가 빠진 쪽쪽이를 스스로 찾지 못하는 생후 6개월까지로 보입니다. 7개월 이상 아기들은 쪽쪽이를 스스로 찾아 무는 경우가 훨씬 많았고, 아기가 잠을 힘들어한다는 엄마의 답도 다른 집단과 비슷했습니다.
지금 아기가 쪽쪽이를 물고 잘 잠든다면 3~4개월을 걱정해 미리 빼지 않아도 됩니다. 잠든 뒤 빠진 쪽쪽이는 그대로 두고, 오래 물고 자서 걱정이 된다면, 밤잠에서만 한 단계씩 빼 보세요. 아기가 빠진 쪽쪽이를 스스로 찾아 물게 되면, 부모가 일어나 다시 물려 주는 일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Butler, R., Moore, M., & Mindell, J. A. (2016). Pacifier use, finger sucking, and infant sleep. Behavioral Sleep Medicine, 14(6), 615-623.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 parent’s guide to safe sleep. HealthyChildr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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