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육아피드를 넘기다 이런 글을 발견했어요.
“백색소음, 6개월까지만 써야 한대요.”
댓글에는 동의하는 글이 줄줄이 달려있어요. 6개월 이후에도 백색소음을 잘 쓰던 부모들은 갑자기 불안해집니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있었을까봐 걱정이 되는 한편, 백색소음을 없애면 잠을 못 잘까봐 고민도 됩니다.
그렇다면 6개월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걸까요? 또 어떤 연구에 근거해서 나온 숫자일까요?
출처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6개월의 출처를 찾아서
검색을 해보니 6개월 권장을 언급하는 글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 캐나다의 한 수면 컨설턴트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나왔습니다. 6개월 이전에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면서도, 이 연령 기준은 연구에 근거한 것이 아닌 임의적 제안이라고 본인이 직접 밝히고 있었습니다.
SIDS 위험이 6개월쯤 감소한다는 점, 뇌 발달 시기 등을 고려한 논리적 추론이지 특정 연구 결과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백색소음이 뇌 발달에 해롭다는 우려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백색소음 대표 연구인 2003년 쥐 연구
자주 인용되는 연구가 있습니다. 2003년 UCSF의 Chang과 Merzenich가 Science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 연구에서 쥐를 백색소음 환경에서 키웠더니 청각 피질 발달이 지연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백색소음이 뇌 발달에 해롭다는 결론처럼 보이지만, 연구 조건은 실제 육아 상황과는 전혀 다릅니다.
연구자 본인도 쥐가 완벽한 인간 청각 발달 모델은 아니라고 논문에 직접 명시했습니다. 게다가 소음 노출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소리 환경에 두자 청각 피질이 빠르게 재조직되어 정상 발달에 도달했다는 후속 발견도 있습니다.
24시간 내내 중강도 소음에 노출된 쥐 연구 결과를, 밤에만 낮은 볼륨으로 사용하는 인간 아기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일이죠.
백색소음은 효과가 있을까
백색소음이 잘 사용하면 해롭지 않다는 사실은 확인했습니다. 해롭든 해롭지 않든, 효과가 있는 장치여야 가치가 있는 것이겠죠? 이번에는 백색소음이 아기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찾아볼까요?
백색소음이 아기에게 통하는 이유는 자궁 환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자궁 안은 조용하지 않습니다. 엄마의 혈류 소리, 심장 박동, 장음이 끊임없이 들립니다. 측정 연구에 따르면 자궁 내 소음은 약 70-90dB로,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 소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태어난 후 갑자기 조용해진 환경은 아기에게 오히려 낯설 수 있습니다. 백색소음은 자궁의 소리 환경과 유사한 청각적 배경을 제공하며, 불규칙한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소리 담요 역할도 합니다.
실제 효과에 대한 연구도 찾아봤습니다. 2024년 쑤저우대학 아동병원 연구팀이 NICU 미숙아를 대상으로 8개 무작위대조시험을 종합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이 확인한 결과는 일관적이었습니다. 백색소음을 들은 미숙아들은 통증 수준이 낮아졌고, 체중도 더 잘 늘었으며, 심박수와 호흡이 안정되었습니다. 재태연령이나 출생체중과 관계없이 일관된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물론 NICU는 특수한 환경이라 일반 가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백색소음이 신생아의 생리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색소음이 뇌를 진정시키는 원리
그렇다면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2025년 청두의과대학 연구팀의 연구에서 이 답을 찾을 수 있어요. 103명의 성인에게 바람소리, 빗소리 같은 백색소음을 들려주고 fNIRS로 뇌 활동을 측정한 것입니다.
바람소리와 눈소리를 들은 그룹에서 전전두피질의 흥분도가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전전두피질은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이 부위의 활동이 줄어들었다면 뇌가 이완 상태로 전환된 것입니다. 백색소음은 그냥 익숙해서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뇌의 각성 수준을 낮추는 생리적 기전이 작동합니다.
다만 이 연구는 성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영아의 뇌에서 동일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최신 연구는 몇 개월까지 쓰라고 하나?
효과가 있다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걸까요?
2024년 4월, 미군 의료 컨소시엄과 Mayo Clinic 연구팀이 20년간 축적된 연구를 정리했습니다. 644개 논문을 검토해 20개를 선정하고, 동물 연구 7개와 인간 연구 13개(총 9,428명)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동물 연구에서는 지속적 중강도 노출이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보였습니다. 2003년 쥐 연구와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나 인간 연구에서는 결과가 달랐습니다. 저강도 소음 노출은 수면 중 오히려 유익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연구에서 진짜 문제로 지목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시판 백색소음 기기가 최대 볼륨에서 91dB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인 기준으로도 2시간 이상 노출되면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나온 권고는 특정 연령에 끊으라는 게 아니라, 음량과 사용시간을 제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2025년에는 연령대별 효과를 분석한 메타분석이 나왔습니다. 무작위대조시험만 모아서 0-3세 영유아, 성인, 고령자를 따로 분석한 연구입니다.
영유아에서는 24시간 총 수면시간이 늘고 각성 횟수가 줄었습니다. 다만 야간 수면시간 자체나 수면효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팀의 결론은 개별화된 적합성이었습니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권할 것이 아니라 각 아이와 가정에 맞게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도 연령별 중단 권고는 없었습니다.
공식 기관들은 뭐라고 할까
AAP(미국소아과학회)는 2014년에 14개 영아용 수면기기를 직접 테스트했습니다.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모든 기기가 최대 볼륨에서 병원 권장 수준(50dB)을 초과했고, 3개는 85dB(성인 직업 노출 기준)도 넘었습니다.
AAP는 음량을 50-60dB 이하로 유지하고, 침대에서 최소 2m 거리를 두고, 수면 중에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2023년 성명서에서도 과도한 소음 노출의 위험을 경고했지만 백색소음 기기를 특정 연령에 끊으라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핵심은 얼마나 크게, 얼마나 가까이 사용하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
6개월이 지나면 해롭다는 말의 출처를 찾아보니 연구 근거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최신 연구들에서는 백색소음이 뇌의 각성 수준을 낮추고 신생아의 생리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공식 기관들도 특정 연령에 끊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백색소음이 모든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아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음량과 거리만 지키면서 편하게 사용하세요. 잘 자던 아이는 계속 잘 잘 수 있습니다.
참고 연구
- Zhang et al. (2024) – Effects of white noise on preterm infants in the neonatal intensive care unit: A meta-analysis. Nursing Open.
- Zhang et al. (2025) – Sedative Effect of White Noise on Prefrontal Cortex Lobe. Noise & Health.
- De Jong et al. (2024) – Continuous white noise exposure during sleep and childhood development: A scoping review. Sleep Medicine.
- 2025 메타분석 – Impact of white noise on sleep quality across age groups. Sleep Medicine.
- Chang & Merzenich (2003) – Environmental noise retards auditory cortical development. Science.
- Hugh et al. (2014) – Infant Sleep Machines and Hazardous Sound Pressure Levels. Pediat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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