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횟수, 줄이는 걸까 줄어드는 걸까? (175,593명 연구)

생후 8개월 아기가 아직 낮잠을 하루에 세 번 잡니다. 오전 9시 반, 오후 1시, 오후 4시 반입니다. 한 번에 30분씩 안아 토닥이니, 부모는 재우는 데만 하루 한 시간 반을 씁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재우는데도, 세 번째 낮잠은 20분 만에 끝나기도 합니다. 부모는 낮잠이 두 번으로 줄어드는 날을 기다립니다. 재우는 횟수는 줄고 한 번 재우면 길게 자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낮잠이 짧게 끝난 날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두 번으로 줄여도 되지 않을까?

2026년 Sleep Medicine에 실린 Paavonen 연구팀의 논문에서 이 질문을 풀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부모가 수면 기록 앱에 적은 아기 175,593명, 1,070만 일의 기록을 분석해, 낮잠 횟수가 줄어들 때 아기의 낮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습니다.

같은 순서로 줄어드는 낮잠

생후 3개월 무렵 아기는 하루 네 번 안팎으로 낮잠을 잡니다. 이 횟수는 3회, 2회, 1회로 차례차례 줄어듭니다. 이전 칼럼인 네 가지 연구를 통해 알아본 낮잠 전환시기에서 여러 연구를 모아 이 시기를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전환 시기를 그 옆에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낮잠 전환 시기 비교 기존 연구: Mindell et al. (2016), Oster (2024) / Paavonen & de Bie (2026), 아기 175,593명 기존 연구 종합 Paavonen 연구 (2026) 4회 → 3회 4~6개월 3~5개월 3회 → 2회 7~9개월 8~9개월 2회 → 1회 13~18개월 12~14개월 생후 개월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026. My Little Dreamer. All rights reserved.

기존 연구와 비교하면 4회에서 3회로 가는 전환은 조금 일찍 시작되고, 연구팀이 제시한 3회에서 2회, 2회에서 1회 전환 구간은 더 좁았습니다. 아기마다 편차가 가장 큰 구간은 이전에도 13~18개월이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2회에서 1회로 넘어가는 시기가 가장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부모가 기록한 1,070만 일

스웨덴에서 만든 Napper는 유럽 부모들이 많이 쓰는 수면 기록 앱입니다. 부모는 아침 기상, 낮잠의 시작과 끝, 밤 취침을 그때그때 기록합니다. 한국 부모가 베이비타임에 아기의 잠을 기록하는 방식과 같습니다. 다만 베이비타임이 수유, 기저귀, 수면을 함께 적는 일상 기록 앱이라면, Napper는 수면만 기록하는 수면 전용 앱입니다.

연구팀은 2024년 6월부터 1년간 쌓인 생후 3~18개월 아기의 기록 가운데, 빠짐없이 7일 이상 기록이 이어진 날만 분석에 사용했습니다. 낮잠 횟수가 바로 전 주보다 하나 줄어든 주를 전환 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전환 주 직전 4주와 전환 주부터의 4주를 비교했습니다. 같은 아기가 낮잠을 세 번 자던 한 달과 두 번 자는 한 달을 나란히 놓고 본 것입니다.

횟수가 줄면 길어지는 한 번 낮잠

낮잠이 5회에서 4회, 4회에서 3회, 3회에서 2회로 줄어든 세 번의 전환 모두에서 낮잠 한 번이 11~32% 길어졌습니다. 하루 낮잠 총량은 전환 전의 88~89%로, 10% 남짓(20~29분) 줄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수면압력 조절과 일치하는 결과로 봅니다. 낮잠 횟수가 줄면 낮잠 사이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수면압력이 더 쌓여 아기가 남은 낮잠을 길게 잔다는 설명입니다.

낮잠횟수 컵전후

마지막으로 2회에서 1회로 넘어간 아기들은 생후 13개월 무렵(중앙값 13.2개월)에 전환했습니다. 낮잠 한 번은 67분에서 103분으로, 네 번의 전환 가운데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대신 낮잠 총량은 전환 전의 79%로, 약 21%가 줄었습니다. 연구팀은 앞의 전환들이 낮잠을 다시 나눠 담는 과정이라면, 이 마지막 전환은 아기에게 필요한 낮잠의 양 자체가 줄어드는 변화일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낮잠 전환 전후 낮잠 총량 Paavonen & de Bie (2026), 그림 5 전환 전 4주 = 100% 5회 → 4회 88% −12% 4회 → 3회 89% −11% 3회 → 2회 89% −11% 2회 → 1회 79% −21% ⓒ 2026. My Little Dreamer. All rights reserved.

여기까지만 읽으면 낮잠을 줄일수록 한 번 낮잠이 길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같은 논문의 다른 데이터에서는 순서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횟수마다 비슷한 낮잠 총량

연구팀은 아기들을 낮잠 횟수별로 나눠, 개월 수마다 하루 낮잠 총량을 비교했습니다. 낮잠 횟수가 같으면 개월 수가 달라도 하루 낮잠 총량은 비슷했습니다. 하루 세 번 자는 아기는 155~217분, 두 번 자는 아기는 129~159분, 한 번 자는 아기는 91~101분을 잤습니다. 생후 8개월에 아직 세 번 자는 아기도 하루 평균 160분으로, 세 번 자는 아기들의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낮잠 횟수별 낮잠 총량 Paavonen & de Bie (2026), 3~18개월 개월별 평균의 범위 100분 150분 200분 155~217분 낮잠 3회 129~159분 낮잠 2회 91~101분 낮잠 1회 ⓒ 2026. My Little Dreamer. All rights reserved.

연구팀은 이 결과를 근거로, 낮잠 횟수가 개월 수만이 아니라 그 아기에게 필요한 낮잠의 양에 좌우된다고 해석합니다. 필요한 낮잠이 줄어 지금의 횟수에 다 나눠 담기지 않을 때 전환이 옵니다. 이 해석을 따라 순서를 그려 보면, 아기에게 필요한 낮잠이 먼저 줄고, 아기가 낮잠 하나를 짧게 자거나 잘 잠들지 못하다가, 횟수가 줄어들고, 남은 낮잠이 길어집니다. 다만 이 순서는 연구팀이 한 아기를 따라가며 관찰한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아기들의 기록을 낮잠 횟수별로 묶어 견준 결과에서 끌어낸 해석이라, 인과를 확인한 결과도 아닙니다.

낮잠횟수 줄어드는순서

이 연구가 확인하지 않은 것

이 연구의 수치는 부모가 앱에 기록한 값입니다. 뇌파나 활동기록계로 측정한 값이 아니어서 기록하는 사람의 오차가 섞일 수 있습니다. 표본은 대부분 유럽 아기였고 독일이 34%로 가장 많았습니다. 공동 저자 한 명은 Napper의 직원이며, 유료 사용자(63%)는 앱의 추천 일과를 받았습니다. 연구팀이 무료 사용자와 유료 사용자를 나눠 비교했을 때 낮잠 총량과 낮잠 횟수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낮잠 전환을 아기가 이끌었는지 부모가 이끌었는지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아기의 준비보다 먼저 낮잠을 줄였을 때도 남은 낮잠이 같은 만큼 길어지는지는 이 연구에서 시험하지 않았습니다.

낮잠 전환의 신호

20분 만에 끝난 세 번째 낮잠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연구의 기록대로라면 낮잠이 두 번이 된 뒤 남은 낮잠은 평균적으로 길어지고, 부모는 하루에 한 번 덜 재웁니다. 부모가 기다리던 날은 실제로 찾아옵니다. 다만 연구팀은 아기에게 필요한 낮잠이 먼저 줄고, 낮잠 횟수는 그다음에 줄어든다고 해석합니다.

그렇다면 아기가 세 번째 낮잠에 잘 들지 못하거나 20분 만에 깨는 날이 이어질 때는 필요한 낮잠이 세 번에 다 나눠 담기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낮잠을 줄이기 전에, 세 번째 낮잠이 며칠 동안 어떻게 끝나는지부터 지켜봐 주세요. 낮잠 횟수는 부모가 서둘러 줄이지 않아도, 아기에게 필요한 낮잠이 줄어든 만큼 따라 줄어듭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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